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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회]아홉번째 언니, 향기 "저는 닳고 닳은 사람이 좋아요"
    이프 / 2013-12-17 03:37:19
  • 첫눈이 왔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다 보니 창문 밖으로 보송보송해 보이는 눈송이가 흩날리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날은 꽤 더운 날이었다. 둘 다 짧은 옷을 입고 있었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카페에 앉아 인터뷰를 했었다. 아홉 번째다. 애초 계획보다는 더디게 가고 있지만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 되던가. 열 번째로 만나는 언니와는 캐롤이 나오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려나. 
                                                                      

                                                                               ▲"벌써 4개월 전 사진이다"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어릴 때 자주 엎드려서 뒹굴거리면서 책을 봤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가 초등학교 때였어요. 제 방에 큰 전신거울이 있었어요. 그 앞에 앉아서 내 몸 여기저기를 보다가 만져보기 시작했죠.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내 몸에 가슴도 있고 보지도 있는데 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처음 내 몸을 보고 나서 엄마한테 말을 했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여자한테만 있는 부분이고 민감하기 때문에 네가 소중히 해야 돼. 그런데 소중히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남자한테 주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어요. 깨끗이 씻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네가 하고 싶어서 관계를 갖는 거라면 엄마는 뭐라고 할 생각이 없다고도 말씀을 하셨고요. 엄마가 너 그런 거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면 어쩌면 다르게 컸을 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엄마한테 감사를 하는 부분이죠. 주변 친구들과 말을 해보면 섹스는 하지만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친구들이 많거든요. 내가 하고 싶지 않은데도 한다거나 끌려가는.

     

    지금도 엄마랑은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요.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엄마한테 임신테스트기를 걸린 적이 있어요. 그 뒤에 엄마가 피임을 잘하라면서 피임약을 사다주신 적도 있고요. 티비 보면서 맥주마시다가 엄마가 저한테 처음 했을 때 어땠는지 물어보기도 하셨고. 엄마는 처음 사귄 남자가 저희 아빠였거든요. 처음 섹스도 그렇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를 하세요. 아빠가 별로라서 후회를 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봤으면 어땠을까. 세상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적어도 세 번 차이고 세 번 차여보고 많은 연애를 하고 나서 결혼을 해라. 솔직히 결혼을 안했으면 좋겠다 라고도 하셨어요. 저는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가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제 친구는 질염이 생긴 지 삼년이 됐는데 산부인과를 한 번도 안 갔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왜 안 갔냐고 하니까. 어떻게 가. 이러는 거예요. 엄마가 여자는 그런 병원 가는 거 아니라고 그랬대요. 제가 데리고 산부인과를 갔죠.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확실히 부모님과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너는 짬지를 본 적이 있어?"

     

    초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너는 보지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보지라는 단어도 모르니까, 너는 짬지를 본 적이 있어? 이렇게 물어봤죠. 너무 이상하게 저를 쳐다보는 거예요. 그걸 왜 보냐. 우리 엄마가 그런 거 보는 거 아니라고 그랬다고. 잘 못된 거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었죠. 그 뒤로는 제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어요. 그리고 중학생이 됐어요.

    중학교 땐 여자애들끼리 음담패설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어느 날 제가 어떤 사람하고 섹스를 하고 싶은 지 이야기를 했죠. 정말 웃고 떠들던 분위기였는데 내가 섹스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하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애가 되고 실제로 친구들과 멀어졌고. 남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기 불편해 한다면 꺼내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미있는 건 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꺼내도 너 왜 그러냐고 그러던 친구들이 스무살이 되니까 달라졌다는 거죠. 그 때는 저한테 손가락질을 하던 친구들이 저한테 섹스 처음 할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해야 되는 지 물어보더라고요. 중고등학교 때 성교육을 제대로 안해주니까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 거 같아요.

     

    "다음 날 아침에 해가 뜨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았어요"

     

    처음 섹스를 할 때 여자는 아프다고 하잖아요. 긴장도 할 거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랑 관계를 맺고 싶었어요. 그래서 단순하게 나이 많은 사람이랑 해야지, 경험이 많은 사람이랑 해야지 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중학교 3학년 졸업하고 고등학교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처음 섹스를 했어요. 그 때 만났던 남자가 38살이었는데 제가 좋아서 쫓아다녔어요. 저는 오빠가 좋아요. 오빠. 막 이러면서. 처음 본 날부터 좋아한다고 했었거든요. 그 분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겠죠. 너무 어리고 맨날 교복입고 다니는 애가. 결국 연애를 하고 관계를 갖게 됐는데 저는 그 사람한테 솔직하게 말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솔직했던 거 같아요.

     

    나는 오빠랑 섹스하기 전에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죠. 자위를 할 때 어디를 만지면 기분이 좋다 라든가 이런 얘기들을 했어요. 사실 섹스 자체보다 펠라치오가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어 보였어요. 이렇게 나보다 나이가 많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정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처음 섹스를 하면 정말 아플 것 같았는데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더라고요. 처음 섹스를 하고 그 날 밤에 잠을 자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 해가 뜨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았어요. 내가 너무 큰 경험을 해서 딱 눈을 뜨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줄 알았죠. 당연히 세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잠이 안 왔어요.

     

    부모님이 집을 자주 비우시거든요. 저희 집에서 부모님이 안 계시던 날 섹스를 했는데 그 사람은 새벽에 집에 갔어요. 저는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남들이 봤을 때 티가 날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저는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칭찬받는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저는 첫 섹스가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처음 섹스를 한 사람과는 오래 만나지도 않았고 편하게 헤어졌어요. 친구들이 너의 순결을 줬는데 후회하지 않냐고 묻더라고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할 섹스 중에 한 번인 거고 그 순서가 첫 번째인 것 뿐이잖아요.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서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하고 해야 되는 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나 오빠가 욕하는 게 너무 좋아요"

     

    상대방이 섹스를 하면서 제 머리채를 잡는다거나 욕을 해주면 흥분이 돼요. 처음 섹스를 할 때부터 그랬어요. 저랑 섹스를 하면서 그 사람이 씨발, 존나 좋아. 이러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섹스를 하고 같이 누워있는데 제가 말했어요. 나 오빠가 욕하는 게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약하게 시작했어요. 엉덩이를 가볍게 때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그 사람과 많은 플레이를 해보진 않았죠. 첫 번째로 섹스 했던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는 6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연애를 시작했는데 과외 선생님이었죠. 그 사람도 나이가 많았어요. 그 사람은 SM플레이에 관심은 없다고 절대 안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섹스를 할 때 거칠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제가 욕망을 건드리며 천천히 단계를 밟아갔죠. 말을 워낙 안하는 사람이라 꺼내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남자친구 취향을 알아보려고 자취방 컴퓨터에 있는 야동 파일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메이드복이나 간호사복, 교복에 대한 판타지가 많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그 때는 미성년자였으니까 교복을 많이 입었죠. 저도 교복 입고 섹스 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금기를 깨는 듯 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어떤 순간에도 교복을 벗지 않는다는 게 중요해요. 셔츠가 풀어져도 입고는 있어야 된다랄까. 치마도 벗지는 않고 올리고. 더러워지기도 하고 구겨지기도 하니까 제가 직접 빨래를 했죠. 모텔에 가서 주로 섹스를 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교복을 안 입으면 사람들이 절 고등학생으로 안 봤어요. 심지어 저랑 만났던 어떤 사람들은 연애하기 전까지 제 나이를 잘 모르기도 했어요. 그래서 모텔 들어가는데 문제가 없었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재미를 위해서 섹스를 해요"

     

    지금까지 열 명 정도하고 섹스를 했거든요. 그 중에는 SM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러가지 플레이를 해봤죠. 허리띠로 때린다든지. 목에 줄을 감아서 개처럼 끌고 가서 먹인다든지 이런 것들. 개처럼 행동을 하거나 노예처럼 행동하기도 하고요. 섹스파트너였던 사람도 있고 연애를 한 사람도 있고. 지금 남자친구도 처음에는 섹스파트너였어요. 그러다가 마음이 생겨서 남자친구가 된 케이스죠. 그 전에는 원나잇을 했는데 섹스가 잘 맞아서 섹스파트너가 된 경우도 있었죠. 상대방에 대해 깊어지는 감정을 분산시키려고 여러명을 만난 적도 있었어요.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제가 섹스파트너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고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 가장 좋았던 사람을 꼽자면 지금 남자친구예요. 서로의 몸에 대해서 탐구하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예요. 서로 몸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여러 번 만나서 섹스를 했지만 항상 궁금해요. 제 남자친구는 간지럼도 안타고 성감대가 거의 없어요. 어떻게 하면 이 사람과의 섹스가 재미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SM플레이를 하면서 나를 위해서 느껴봐 라는 말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렇지만 섹스는 서로가 재미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누구를 위해서 섹스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혼자서 자위를 할 때도 파트너 섹스를 할 때만큼 오르가즘을 느끼거든요.

    저는 오르가즘을 느끼려고 섹스를 하기보다는 재미를 위해서 섹스를 해요. 한번 섹스 했을 때 별로면 다시는 그 사람과 섹스를 안 하거든요. 몇 번 나이가 어린 남자들을 만난 적도 있었는데 노련하지 않은 느낌이 싫었어요. 저는 닳고 닳은 사람이 좋아요.

     

    "최근에는 애널섹스도 했어요"

     

    새로운 걸 해보는 게 좋아요. 여자랑 술이 취해서 장난하다가 키스를 해본 적은 있거든요. 확실히 포인트를 잘 잡는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여자랑 섹스를 할 가능성도 저에게 있다고 봐요. 쓰리썸이나 그룹섹스를 하면서 여자 몸에 대해서 더 알고 탐구해보고 싶긴 해요. 여자 몸을 만지면서 섹스해보고 싶어요. 최근에는 애널섹스도 했어요. 하기 전에는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정말 첫 경험하는 느낌으로 상대방이랑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상대방은 여러 번 애널섹스를 해본 사람이었어요. 여자에 따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내가 싫으면 하지 않겠다고. 안 해도 충분히 나와의 관계에 만족을 한다면서. 그렇지만 저는 애널섹스가 궁금했어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뭐가 더 있다는 건지 궁금했어요.

     

    애널섹스에 대해 여자들이 써놓은 후기도 많이 읽었거든요. 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했어요. 애널용 딜도랑 러브젤도 준비했고. 처음에는 SM플레이를 하다가 마지막에 했어요. 그게 청결부분에서도 좋고 내 몸의 긴장도 더 풀릴 것 같다고 미리 말을 했거든요. 파트너가 제 표정을 잘 읽는 편이예요. 특별히 제가 더 많이 느끼는 부분을 신경 써서 애무도 해줬죠.

    제 몸이 어느 정도 이완이 된 다음에 딜도를 넣었어요. 딜도를 넣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라고요. 딜도를 애널에 꽂아 놓고 섹스를 하다가 천천히 페니스 삽입을 하게 됐죠. 제가 물이 많은 편이거든요. 흥분도 쉽게 하는 편이고. 생각보다 쉽게 들어왔고 좋았어요. 내 몸의 빈 공간이 없이 꽉 찬 느낌이랄까. 조금만 움직여도 내 몸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확실히 느낌이 다른 오르가즘이었어요. 상대방이 제 클리토리스를 만지면 저는 제 가슴을 만지고. 제 몸을 지속적인 흥분 상태로 만들어 놓으려고 하면서 섹스를 했어요. 평소에는 오르가즘을 느끼면 뭔지 모르는 기운이 올라와서 머리를 꽝하고 치는 듯 한 기분을 받거든요. 애널섹스로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는 기운이 양쪽으로 퍼지는 기분이었어요. 꼼짝 달싹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다리도 못 움직이겠고 소리도 못 내겠더라고요.

     

    "발랑 까지지 않아도 다들 섹스하거든요"

     

    우연히 네이버 같은 데서 뉴스를 보다가 섹스에 대해 토크를 하는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섹스에 대해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 방송을 들었을 때 제가 미성년자였거든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 중에 하난데, 그 팟캐스트에서 미성년자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방송 처음에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속으로 되게 꼰대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르는 것도 아닌데. 어이없는 거죠. 12월 31일까지는 어린애였다가 1월 1일에 스무살이 되면 짠하고 성인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가만히 듣고 있었죠. 그러다가 제가 스무살이 됐어요.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어요. 그 인터넷 카페에 가입을 해서 관심을 갖다가 방송에 출연을 하기도 했죠. 사실 저는 방송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어요. 걱정을 하더라고요. 이제 스무살이니까 제가 말하는 경험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일 때의 경험이잖아요. 대놓고 방송에서 미성년자의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게 걱정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미성년자 때 섹스를 한 것을 후회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자고 하길래 그냥 말을 안했죠. 저는 전혀 후회하지 않으니까. 성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인데도 미성년자의 성에 대해서는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야기 들어보면 다들 첫 경험이 고등학생 때더라고요.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게 이상했어요. 그건 너무 어릴 때니까, 철없을 때니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발랑 까지지 않아도 다들 섹스를 하거든요. 수면 위로 꺼낼 필요가 있어요.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섹스에 대해 청소년들이 이야기할 공간이 너무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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