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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6회] 아이를? 미치거나 포악하거나
    이프 / 2015-02-04 11:17:15
  • 식당 홀에 틀어놓은 TV를 보며 밥을 먹다가 소리를 질렀다. 하마터면 입속에 들어간 낙지가 튀어나올 뻔했다. 내 소리에 내가 놀라 주위를 돌아봤다. 소리 지른 건 나뿐이 아니다.

     

    보육교사에게 맞아 바닥에 쓰러진 네 살배기 여자아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자마자 벌떡 일어나 흘린 음식을 입에 주워 넣는 모습이나, 숨죽이고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그걸 바라보는 아이들이나. 소리 내어 우는 아이 하나 없다. 한두 번 일어난 일이 아닌 것 같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 아이도 보인다.

     

    매 맞은 아이 엄마 심정은 어떨까.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 아이의 할머니 심정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지만 나도 저만한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1979년에서 80년까지. 대부분의 유학생이 어렵게 공부하던 그 시절에 미국에서 베이비시터 일을 했다. 한 살 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그리고 내 딸까지. 총 세 명을 하루 종일 돌봐야 했다. 35년이 흘렀어도 그 장면들이 생생하다. 피부발진 때문에 헝겊기저귀를 가져오는 탓에 난감했던 일. 세 명이 곰 인형 하나씩 들고 변기에 집어넣었다가 꺼내며 물 뿌리는 놀이를 한 탓에 죄다 목욕시키던 일. 특히 동시에 밥을 먹일 때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박영숙의 ‘미친년 시리즈’라는 사진 작품이 있다. 초점 없는 눈과 헝클어진 머리. 베개를 두 팔에 안고 한 손엔 딸랑이방울과 구겨진 치마 밑으로 보이는 짝짝이 신발까지. 영락없는 미친X들 사진 같지만 자세히 보면 아이 키우는 엄마의 흔한 일상 사진이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도 없는!!(출처:http://cafe.naver.com/haksagogo/219129)
     

    그만큼 정신적·육체적으로 그 어떤 일보다 힘들고, 사명감 없이는 할 수도 없는 게 바로 보육이다. 그런데도 누구나 쉽게 보육교사를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어릴 적 받은 폭력과 학대의 경험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어버리게 하며 소외감만 키운다. 이렇게 가슴에 상처를 안고 자란 아이들의 미래에는 미래가 없고, 미래 없는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 또한 희망이 없다. 불량식품이 우리 아이들의 몸을 망치듯이 불량 보육교사 또한 아이들의 정신을 병들게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무조건 아이 더 낳으라고 부추기지 말고 이미 낳은 아이라도 제대로 바르게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철저한 자격 심사, 재교육, 처우 개선까지. 보육교사 자격증에도 유기농(?) 인증제가 필요하다.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 바로 보육교사이기 때문이다.

     

    ※윗글은 2015.02.03 중앙일보 분수대 코너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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