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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회]매 맞는 여자와 착한 여자 콤플렉스
    이프 / 2015-03-24 01:07:54
  • 천안 인근에서 농사짓는 언니뻘 되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고들빼기 김치를 얻어먹기 시작하면서 가까이 지내던 어느 날. 그녀를 서울로 초대해 둘이 찜질방에서 지압을 받았다. ‘누가 나 같은 여자를 그렇게 쓰다듬고 주물러 주겠냐. 내가 팁 3만원 줬지.’ 지압 값 3만원에 팁이 3만원이라? 생전 처음 누려보는 호사라서 꿈만 같단다.

     

    하루 더 자도록 허락을 받는다며 형부에게 전화를 걸더니 안절부절, 부들부들 떠는 언니. 낌새가 이상해 물었다. ‘형부가 언니 때려?’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걸핏하면 허리 아프고, 팔 부러지고, 이 부러지고. 다 힘든 농사일 때문인가 했는데 그 잦은 병원 출입이 형부에게 맞아 그런 거란다. 형부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데 오늘 그녀가 토를 달아서 그가 화가 났다는데.

     

    그럴 때마다 식탁에 도끼 올려놓고 그녀를 협박한다는 형부. 결국 그 밤에 그녀를 천안까지 데려다줬다. 맞으며 왜 사느냐고 물었더니 ‘배운 것도 없고 친정도 변변치 않고, 나 하나만 참으면 집안이 평화로우니. 매 맞고 나면 갈비도 먹으러 가고 잘해 줘. 나이 들어 힘 빠지면 못 때리겠지’ 한다. 그 후 그녀를 까맣게 잊었다가 어제 다시 생각났다.

     

    서세원과 서정희의 이혼 재판. ‘배우지도 못했고 친정도 가난하고. 난 그저 좀 귀여운 얼굴과 나이 어린 것밖에 없고. 실컷 때리고 나면 좋아하는 고기 사주고 선물 사주고. 나 하나 참으면 가족은 지킬 수 있으니.’ 어쩜 이럴 수가. 예전 그 언니랑 서정희랑 하는 말이 똑같다.

     

                                           ▲나 하나만 참으면 된다?(출처:http://cafe.naver.com/vietnamsketch/80755)
     

    매 맞고 사는 여자들의 공통점은 ‘가족 행복을 위해 나 하나만 참으면’이다. 윌리엄 페즐러는 “남의 눈을 의식해 착한 여자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서 남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희생하려는 심리 상태가 착한 여자 콤플렉스”라고 했는데, 이는 바로 ‘여자는 착해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 때문에 생긴 거다.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32년간 포로생활을 해왔는지, 수시로 목을 졸랐는지, 때린 후에 신경안정제를 먹였는지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제아무리 유명한 변호사라 할지라도 바닥에 나동그라진 여자의 다리 한 짝을 질질 끌고 간 서세원의 폭행 영상을 변호하긴 힘들 거다. 일으켜 주려고 손을 댄 것이라는 그의 변명으로 미뤄 보면 그가 한 다른 말도 신뢰하기 힘들다.

     

    요즘은 개를 그렇게 바닥에 질질 끌고 가도 동물학대로 벌 받는 세상이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자기보다 턱없이 약한 사람을 그렇게 한 죗값은 그가 톡톡히 치러야 할 게다.

     

    ※윗글은 2015.03.17 중앙일보 분수대 코너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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