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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간이 처벌인가?
    신필규 / 2012-04-13 06:28:55
  • 김용민의 강간농담을 듣고 글을 남겨봅니다.
    여기다 글 올려도 되는거 맞는거죠~??
     
     
     
     김용민의 ‘강간 농담’을 처음 들었을 때, 난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김용민의 발언이 폭력적이지 않으며 젠더 불평등적이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그가 던진 강간 농담은 대한민국 뭍 남성들 사이에서 특별히 생소할 것도 없는 농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대와 같은 폐쇄적인 남성집단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비슷한 농담을 들어본 경험이 꽤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남성들은 농담 삼아,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거나, 자신이 본 강간 포르노 이야기를 하며 히죽거리곤 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없다. 같이 낄낄거리지나 않으면 양반이거나, 이런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려 이상한 사람 취급 받기도 한다. 그러니, 김용민의 방송을 가져다 놓고, 마치 그가 이상한 괴물이나 되는 냥 놀라는 매체, 특히 보수언론의 반응을 보자면 나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그럼 김용민 이전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나? 김용민이 아니면 여성문제, 성폭행과 관련해 수준이하의 발언을 하는 사람이 없었나? 사실 이 부분에 있어, 보수언론을 비롯한 대다수 매체들의 인식은 김용민과 오십보 백보 수준에 그친다. 김용민을 통해 우리가 봐야 하는 건 충격이 아니다. 그건 이미 성폭행에 대한 농담이 만연하고, 이와 관련해 낙후된 담론을 쏟아내는 우리 일상에 관한 통찰이다. 김용민은 일종의 징후에 불과하다. 물론 그렇다고, 그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충격을 받은 건 김용민이 농담 삼아 강간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보다도, 그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노골적으로 들어나는 은유에 있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유영철을 풀어 미국에 테러를 해야 한다. 라이스는 아예 강간을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성폭행과 테러에 대한 언급도 당황스러웠지만, 유영철에 대한 언급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유영철 사건을 기억하고 당시 언론의 추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알 이야기지만, 유영철은 단순한 미치광이나 살인마로 주조되지 않았다. 물론 사건의 초창기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이후 유영철의 과거사, 특히 그가 안마사인 아내에게 일방적인 이혼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추이는 달라졌다. 유영철은 공공연히 자신의 아내와 같은 여자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몸을 함부로 굴린 여성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내뱉었고, 언론은, 아무런 통찰 없이 그의 살인행각이 그를 버린 아내에 대한 복수심에 말미암은 것 인양, 그를 살인에 이르게 한 여성혐오는 그를 버린 아내에게서 출발한 것처럼, 이야기를 봉합시켰다. 사실 이 같은 분석은 당시 만연했던 이야기들에 비하면 양반에 속할는지 모른다. 몸을 함부로 한 여성을 ‘단죄’코자 했다는 그의 발언은, 곧 바로 여성들이 강간당하지 않으려면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흘러갔고, 그러니까 성범죄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식의, ‘성폭행 여성 책임론’을 만연하게 했다. 심지어, 당시 노래방 도우미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뜯다 체포된 이들이 이런 이야기도 했다고 하지 않는가? ‘“유영철이 사람 죽인 건 잘못했지만 출장마사지사처럼 몸 파는 것들을 혼내주는 데는 동의한다.’




     유영철 사건에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가 20명에 이르는 무고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한 데도 있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처벌’로서 코드화 되는 것, 그리고 이러한 강간을 둘러싼 ‘처벌의 서사’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살인마 유영철에 대해 거센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그의 살인 동기와 자기 변호에 대해 너무 쉽게 수긍해 버렸다. 솔직히 여성을 둘러싼 보수적인 성도덕률을 상기하자면, 유영철의 ‘그’ 살인 동기와 한국사회의 성윤리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본론으로 돌아와, 김용민의 발언에서 내가 일종의 공포를 느꼈다면, 그건 김용민 또한 별다른 생각 없이, 강간을 처벌의 은유나 서사로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시, 라이스와 같은 ‘나쁜’ 미국인들을 ‘응징’하고, 응징으로서 ‘강간’까지 해주는, (‘헤픈’ 여성에게 버림받고 그들을 응징한) ‘유영철’의 존재는 이를 명백히 증명한다. “강간은 여자에 대한 남자의 일종의 사회통제이다. 모든 여자가 강간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여자는 당한다는 사실은 모든 여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이것이 바로 성적 공포정치의 효율성이다.” 일찍이, 강간을 놓고, 수잔 브라운 밀러는 이 같은 촌평을 날린바 있다. 김용민의 발언이 씁쓸했던 건, 강간을 농담거리이자 응징의 수단으로서 생각하는 그의 발언과 낄낄거림이, 한국사회의 성폭행을 둘러싼 생각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음에 있지 않을까? 특정 성적 실천과 윤리규범을 가진 여성들만이 ‘처벌’을 피해갈 수 있는, 변호 받을 수 있는, ‘성적 공포정치’가 만연한 이 사회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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