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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회]조냥정신을 아시나요?
    이프 / 2013-07-01 07:13:35
  • 조냥정신이라고 이야기되는 제주도의 절약정신과, 생활력이 강하고 이타적이라는 제주 여성들에 대한 평가는 백주또형 여성에게서 기원한다. 이타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제주 여성들은 제주도의 절약정신을 '자린고비의 절약‘과는 다른 내용으로 삶에 구체화시킨다.

    자린고비의 절약은 무조건 참는 인색한 느낌의 것이다. 그것은 사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늘 억압한다. 만약 손님이 찾아와 그 집의 음식을 먹게 된다면 그 손님은 반찬으로 매달려 있는 생선을 보면서 몹시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제주에는 각설이가 없다

     

    조냥의 절약은 밥상 위에 체면도 없이 매달린 생선처럼, 억압적이고 구차하지 않다. 더 궁한 때를 대비해서 주부의 손으로 숨겨져 진행되므로 밥상 위에서는 잘 느낄 수 없다. 또한 밥을 지을 때마다 쌀을 한두 줌씩 모아두는 항아리를 부엌 한 편에 모두 가지고 있었던 집집들은 서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남의 집에서 신세를 지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조냥단지(출처:제주일보)
     
                                                                                ▲자린고비(출처:한국경제)

    척박한 땅에서 남의 신세를 지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의 존재 자체에 타격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흔한 각설이도, 각설이 타령도 제주에는 없다.

    남에게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생각과 함께 근검저축의 조냥정신이야말로 생활의 곳곳에 미치면서 제주 문화의 근간이 되고 있다.'제주'하면 떠오르게 되는 갈중이, 잠녀, 애기구덕과 같은 것들,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움, 도전성, 강한 생활력, 부부평등의 습속들의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허영심도, 내실 없는 형식주의도 그녀들에게는 없다. 쓸데없이 남을 부러워하지도 않고, 자화자찬하지도 않는다. 꾸밀 시간도 놀 시간도 그녀들에게는 없다. 땀을 잘 흡수하고 질긴 갈중이를 입고, 밭에 나가 애기구덕에 아기를 눕혀 놓고 잡초를 매고 물질을 하면서 악착같이 산다. 그렇지만 식사를 할 때 찾아 온 손님에게까지 구차한 내색을 보일 수는 없다. 자신의 힘으로 애쓰며 살고 남의 것을 탐내거나 도둑질하지 않고 떳떳하다.

     

     
                                             ▲제주의 밭사진(위). 각설이 타령(출처/:포토뉴스, 네이버블로그 netkorea4)

    각설이도, 각설이 타령도 없는 지역. 돌무더기뿐인 밭에서, 부지런함이 워낙 필요한 지역이라 신명나게 노는 가무는 확실히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듯하다. 여행계를 만들어 관광여행을 가는 것도 드물지만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들판에 모여 춤을 추는, 이른바 신명나게 노는 것은 제주 사람들에게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백주또 여성들의 원칙

     

    백주또 여성들은 공통적인 원칙들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먹을 것이 없어도 남의 고팡을 탐내거나 시기하지 않으며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을 해서 자녀들에게 식량을 만들어 준다. 남과 싸우거나 남에 대한 싫은 소리들을 주절거리는 것을 싫어하고 간섭하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남에게 기대기보다는 악착같이 해결하려 한다. 하소연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이것은 남편과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관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남편은 있으나 남편에게 의존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그녀의 적극적인 생활 방편의 모색과 부지런함에서 가정경제를 해결해 간다.

     

    주부로서의 그녀는 가정생활을 윤택하게 해야 할 필요와 의무를 자식들을 통하여 느낀다. 집안의 경제는 남편과 동시에 책임지려 하며 오히려 남편보다 그런 책임감이 더 강하다.

    그녀는 자식들에게 최고로 해줄 수는 없어도 길거리에 내놓을 수 없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설령 최고로 해줄 수 있는 경제적인 능력이 있어도 남과 확연히 구분되는 최고의 것으로 치장해 주지도 않는다. 그녀들은 늘 명심하여, 있을 때 아끼고 보일 때 준비해 두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다.

    백주또 여성의 장점은 부지런하며 자립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데 있다. 한 가족의 어머니로서 그녀의 지위에 대한 철저한 역할수행은 너무나 완고하다. 남편이나 아이들 자신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게으름을 피우거나 자신의 몫을 남에게 밀어둘 수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상상하지도 못한다.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백주또 여성은 남편만 밭에 보내지 않는다. 밭으로 나가라고 남편을 채근하기 전에 이른 새벽에 벌써 혼자 밭에 나가 있다. 남편이 밭에 나오지 않으면 밭에 나오지 못하는 당연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믿고 염치없이 기대며, 게을러서 밭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다. 힘들고 피곤하다는 소리도 없다. 혼자 일하고 돌아왔으니 정다운 말이나 웃음을 건네기란 만무하다. 길거리의 예쁜 꽃을 따와 낭만을 나누기엔 그녀의 마음은 이미 팍팍해 있을 것이다. 잔소리를 하기도 싫다. 그러니 별다른 표정 없이 부엌으로 들어가 밥을 내오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다.

    이런 점은 처음에 남편이나 주변 사람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그녀는 어련히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다. 자의반 타의반 그녀는 점점 무뚝뚝해져 가며, 가족 간의 정다운 대화나 활기는 없어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는 액자 속의 정물화가 되어버린다.

     

    제주문화는 여성의 문화

     

    제주의 문화는 제주여성의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를 지탱해 온 것은 남성들이 아니라 척박한 땅에서 자손들을 먹이고 입히려 긴긴 하루 머리 수건 한번 벗지 못한 채 살아 온 제주의 어머니들, 백주또 여성들이었기 때문이다. 제주의 문화라는 것들이 사실은,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했던 할망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둔, 삶의 방편들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할망들을 위한 따뜻하고 얕은 할망바당(사진출처:제주브레이크 뉴스 2013.4.6)

                                                  ▲제주의 오일장에는 오일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할머니들을 위한
                                           할망장터가 있다. 임대료는 물론 전기나 수도 사용료도 내지 않는다.(2013.5.17)

    궂은 일, 힘든 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좀 더 유용하고 편안하게, 좀 더 많은 가치를 확보하면서, 좀 더 합리적으로, 그녀들은 치마를 입고 폼을 잴 틈도 없이 도맡아했다. 샘에 가서 식수를 떠서 물허벅에 지고 나르는 일, 애기구덕에 애기를 눕히고 웡이자랑 노래를 부르면서 잡초를 매는 일, 바다에서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경험을 하며 미역이며 전복을 따오는 일, 밥을 지으면서 조냥의 쌀독을 마련하는 일, 늦은 밤에 해어진 옷을 깁는 일, 그 모든 일을 했다.

    바로 그것들이 생활력이 강하며 무뚝뚝하고 도전적인 여성성, 안팎거리 가옥구조, 수눌음 갈중이, 빙떡, 애기구덕, 조냥정신, 할망바당과 같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오래된 제주의 문화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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