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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회]문전신화와 노일저대구일의딸 3
    이프 / 2014-05-12 10:09:09
  • 남선비가 돌아와 말을 하자 노일저대가 탄식하며 말했다.

    “아이고 세 점쟁이가 모두 아이들 간을 내 먹으라고 똑같은 말을 하니 이를 어찌한단 말입니까? … 할 수 없습니다. 낭군님, 내 말 들어보십시오.”

    “….”

    “나는 죽으면 다시 못 옵니다. 그렇지만 일곱 형제의 간을 내어 주면, 내가 살아나서 한 배에 셋씩, 세 번만 낳으면 형제가 더 붙어서 아홉 형제가 될 것 아닙니까?”

    노일저대의 말에 솔깃해진 남선비가 은장도를 꺼내서 실금실금 갈기 시작했다. 이때 마침 뒷집에 사는 청태산마고할망이 불을 담으러 왔다가, 칼을 갈고 있는 남선비에게 물었다.

    “남선비야, 어떤 일로 칼을 갈고 있느냐?”

    “우리 집의 부인님이 삽시간에 몸에 병을 일으켜 죽을 사경에 당해서 점을 치니 일곱 형제의 간을 내어 먹어야 낫겠다고 세 군데서 똑 같이 얘기를 해서, 할 수 없이 간을 내려고 칼을 갈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청태산마고할망이 혼겁이 나서 먼 올레로 내달았다. 네거리에 가보니 남선비 아들 일곱 형제가 있었다.

    “설운 아기들아, 집에 가보니 너희 아버지가 너희들 일곱 형제의 간을 내려고 칼을 실금실금 갈고 있더구나.”

    어쩔 방법이 없는 일곱 형제는 대성통곡하며 어디 있는지 모를 어머니께 빌고 빌었다.

    “어머니 살아 있으면 빨리 와서 우릴 구해주고, 죽었거들랑 그 혼정으로 우리들을 살려 주십시오.”  

     

    눈물이 지칠 때쯤 똑똑한 막내 녹디생이가 의견을 냈다.

    “설운 형님들, 그리 울지 말고 여기 가만히 계십시오. 제가 아버님이 가는 칼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빼앗아 오겠습니다.”

    형님들을 네거리에서 기다리게 하고 녹디생이는 집으로 갔다.

    “아버지, 그 칼 갈아서 뭐 하실 겁니까? 땔감 하러 가실 겁니까?”

    “아니다. 너희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서 문복을 하였더니, 세 군데서 똑 같이 너희 일곱 형제의 간을 내어 먹이면 낫겠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너희들 간을 내어 어미를 먹이려고 칼을 갈고 있노라.”

    “아버님아, 그거 좋은 일입니다. 어머니 병인데 저희들 간인들 아끼겠습니까?”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구나.”

    “그런데 아버님아, 아버님 손으로 우리 일곱 형제의 간을 내려면, 아버님 가슴도 일곱 번 아파야 될 것이고, 죽어서 묻으려면 일곱 구덩일 파야할 테고, 흙 한 삼태기씩이라도 끼얹으려 하여도 일곱 삼태기 아닙니까?

    그러니 그 칼을 나에게 주면 설운 형님들을 굴미굴산 깊은 숲속에 데리고 가서 여섯 형님들 간을 내어 와서 어머님께 먹여 봐서 효력이 있으면, 그때 나 하나만 아버님 손으로 간을 내십시오. 아버님은 한 번만 가슴 아프시면 될 거 아닙니까?”

    “그래. 어서 그것은 그리 하라.”

     

    아버지의 칼을 가져 온 녹디생이는 형님들을 데리고 눈물로 다리를 놓으며 굴미굴산으로 향했다. 가다가 시장기가 몰려와 양지 바른 곳에 앉아 졸다 보니, 저승 가던 어머님이 꿈에 나타났다.

    “설운 아기들아, 어서 바삐 눈을 떠 보아라. 산중으로 노루 한 마리가 내려오고 있을 게다. 그 노루를 잡아, 죽일 판으로 위협을 주고 있으면 알 도리가 있을 것이다.”

    일곱 형제가 눈을 떠보니, 아닌 게 아니라 노루 한 마리가 내려오고 있었다. 일곱 형제는 꿈에 본 어머니의 말씀대로 노루를 잡아 죽일 판으로 위협을 주었다.

    노루가 말했다.

    “설운 도령들아, 나를 죽이지 마십시오. 뒤에 보면 멧돼지 일곱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미는 씨를 보존해야 하니 남겨 놓고 새끼 여섯은 간을 내어 가십시오.”

    “거짓말 아니냐?”

    일곱 형제는 이 노루의 말이 사실이 아니면, 나중에라도 찾아내 혼내줄 요량으로 노루의 꼬리를 끊고, 백지 한 조각을 꽁무니에 붙여 두면서 표시를 해 두었다.

    그 때에 낸 법으로 노루 꼬리는 칼로 싹둑 잘라낸 듯 짧은 법이고. 노루 몸뚱이는 아롱다롱하는 법이다.

     

    일곱 형제는 노루의 말대로 멧돼지 일곱 마리 중 어미는 씨받이로 놓아두고, 새끼 여섯 마리의 간을 내어 단단하게 챙기고 집으로 내려왔다.

    “설운 형님들이랑 동서남북 중앙으로 벌려 서십시오. 내가 큰 소리를 지르거든 동서쪽에서 달려드십시오.”

    형님들을 사․오방으로 다 벌려 세워 두고, 녹디생이가 간 여섯을 가지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녹디생이는 돼지의 간을 내어 어머님께 올렸다.

    “어머님아, 이것을 잡숴 보십시오. 이거 잡수고 살아나십시오. 형님들 내 손으로 다 죽이고 간을 내어 왔습니다.”

    “아이고 설운 아기야, 설운 애기 애 내어 왔구나. 이 일을 어찌할꼬.”

    “어머님아, 어머니가 사는 게 우선입니다. 우리가 죽어도, 다시 어머님이 한 배에 셋씩 세 번만 나으면 아홉 형제로 불어날 거 아닙니까?”

     

    “아이고 설운 애기야, 고맙구나. 그런데 중병에 약 먹는 것은 안 보는 법이니, 너는 내가 약을 먹을 동안 밖에 나가 잠시 기다려라."

    녹디생이는 마루로 나와 손가락에 침을 발라서 창에 구멍을 뚫어두고 거동을 살폈다. 노일저대는 여섯 개 간을 먹는 척 하면서, 앉은 돗자리 밑으로 슬쩍 슬쩍 감추고 피는 입술에 바르는 척 마는 척 하는 것이었다.

    “어머님아, 약을 다 자셨습니까?”

    “그래, 다 먹었다.”

    “몸의 병이 어떠신 것 같습니까?”

    “조금 나아 보인다마는 …. 그런데,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애 하나만 더 먹으면 아주 활짝 좋아질 듯하다.”

    “그럼 그렇게 하십시다. 어머님, 그럼 마지막으로 어머님 머리의 이나 잡아드리겠습니다.”

    “설운 애기야 고맙다마는 중병에 들었을 때 이 잡는 법 아니다.”

    그러면 어머님 눕던 자리나 깨끗이 치워드리겠습니다."

    “야야, 중병 들었을 때 청소하는 법 아니다.”

     

    노일저대 재간에 당해낼 길이 없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녹디생이가 돗자리를 확 걷으니 숨겨둔 멧돼지 간이 후루룩 쏟아졌다.

    녹디생이는 화를 발딱발딱 내면서 노일저대의 쉰다섯 자 긴 머리를 좌우로 뱅뱅 감아 한 편으로 메다치고, 한쪽 손에는 간 세 개씩 여섯 개를 쥐고서는, 지붕 위 상마루 높은 곳에 올라가서 외쳤다.

    “이 동네 어른들아, 저 동네 어른들아, 의붓어머니 의붓자식 있는 사람들아, 요거 보고 반성하십시오.”

     

    이때 녹디생이의 형들도 작대기를 들고 와락 집안으로 달려들었다.

    동서로 와라치라 달려드니, 노일저대구일의딸은 벽을 긁어 뜯어서 벽에 구멍을 뚫고 변소로 달아나다 쉰다섯 자 머리 지들팡(변소의 디딤돌)에 목이 칭칭 감겨 죽어 갔다. 일곱 형제는 분하고 분한지라 이미 죽은 노일저대에게 다시 복수하였다. 노일저대의 두 다리를 뜯어 디딜팡(디딤판)을 만들었다. 머리는 끊어서 돗도고리(돼지의 밥그릇)를 만들었다. 머리털은 끊어 던져버리니 저 바다의 해초가 되고, 입은 끊어 던져버리니 솔치(고기류)가 되고, 손톱 발톱은 끊어 던져버리니 쇠굼벗 돌굼벗(조개류)이 되고, 배꼽은 끊어 던져버리니 굼벵이가 되고, 하문은 끊어 던져버리니 대전복 소전복이 되고, 남은 육신은 복복 빻아서 바람에 날려 버리니 각다귀, 모기가 되었다.

    멍하니 서서 보던 남선비는 도망갈 길을 잃어 겁결에 먼 올레로 내닫다가 올레 정낭에 목이 걸려 죽어갔다.

    노일저대가 이처럼 요망한터라 변소의 물건을 함부로 집안에 가져오면 동티가 난다고 여겨 멀리 두었고, 남선비는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살피는 신이 되었다.

     

    노일저대에게 분풀이를 하고 난 일곱 형제는 ‘이만하면 시원하다’며 서 있었는데, 올레로 까마귀가 와서 까옥까옥 울어댔다. 녹디생이가 어머니 죽은 곳을 가보자고 하였다.

    일곱 형제는 서천꽃밭에 올라가 황세곤간을 달래어 뼈오를꽃, 살오를꽃, 도환생꽃을 얻고 주천강으로 달려갔다. 어머니가 빠져 죽은, 오동나라 주천강은 물로 가득 차 있었다.

    “명천같은 하늘님아, 주천강 연못이나 마르게 해 주십시오. 어머님 신체나 찾으리다.”

    일곱 형제가 빌고 비니, 삽시에 강의 물이 잦아들었다. 어머니의 뼈가 살그랑이 남아 있었다.

     

    일곱 형제는 어머니의 뼈를 모아 놓고 그 위에 생기오를꽃, 웃음웃을꽃, 말하게하는꽃, 오장육부오를꽃, 걸음걸을꽃, 성화날꽃, 울음울을꽃을 놓고 송낙막대기로 어머니를 한 번 두 번 연 세 번을 때리니 ‘아이구, 봄잠이라 너무 오래 잤다~.’ 하며 여산부인이 일어났다.

    아들들은 어머님이 누웠던 자리인들 그냥 내버릴 수 없어서 흙을 차례차례 모아 시루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돌아가면서 손주먹으로 한 번씩 찍으니 여섯 구멍이 터지고, 녹대생이가 발뒤꿈치로 한 번을 찍으니 가운데 구멍이 터졌다.

    그 때 낸 법으로 시루 구멍은 일곱 개가 되는 법이다. 시루는 화덕과 제사 음식의 기원이다.

     

    일곱 명의 아들들은 서천 꽃밭으로 가서 환생꽃을 얻어다가 어머니를 살린 뒤, 물속에서 추웠을 어머니를 하루 세 번 불을 쬐면서 지내시라고 조왕할망으로 좌정시켰다.

    그 때 낸 법으로 조왕은 끼니를 마련하는 곳이며 생명의 물과 불이 있는 신성한 공간이므로 늘 깨끗하고 청결하게 모셨다. 남선비와 일곱 아들에게 헌신한 것처럼 가정살림의 안정과 부를 가져다준다고 믿은 것이다.

     

                     ▲참석자들이 문전신화를 여러 방법으로 이미지화시키고 있다.(2013.10.29./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13제주설화프로젝트)

     

                     ▲오방토신 놀이-참석자들이 문전신화를 놀이로 구성해보고 있다.(2013.10.29./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13제주설화프로젝트)

       

    그 뒤 큰형님은 동방청대장군으로 들어서고, 둘째 형님은 서방백대장군으로 들어서고, 셋째 형님은 남방적대장군으로 들어서고, 넷째 형님은 북방흑대장군으로 들어서고, 다섯째 형님은 중앙황대장군으로 들어서 오방토신이 되었고, 여섯째 형님은 뒷문전으로 들어섰다. 똑똑한 막내 녹디생이는 문전신이 되었다.

    그 때에 낸 법으로 명절 기일 제사 때 꼭 문전제를 지내며, 제상의 제물을 조금씩 덜어 내서 한 그릇에 담고 지붕 위에 올리고 나면, 다시 조금씩 떠서 이번은 조왕할머니에게 올린다. 또 여산부인 조왕할망과 노일저대는 처첩관계였기 때문에 부엌과 변소는 멀리 있어야 하고 부엌엣 물건은 변소에 못 가져가고 변소엣 것은 부엌에 못 가져가는 법이다.(끝)

     

    참고:현용준「제주도 무속자료사전」,문무병「제주도무속신화」,제주문화원「제주신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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