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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회] 의례, 우주의 원리에 따른 삶의 변화를 영적으로 받아들이고 문화를 유지하는 수단
    2014-03-17 07:24:31
  • -2월 여신스터디모임 후기


    2월 모임에서는 국내 최초 여신학 박사인 김신명숙 회원의 발제로 여신의례에 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여신운동의 핵심은 의례입니다. 인간의 삶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다양한 변화 혹은 위기의 단계들을 겪습니다. 개인의 삶은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순환 속 변화의 연속선상에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개인이 경험하는 삶의 변화들은 탄생이나 결혼, 출산 등과 같은 굵직한 매듭에서부터 이직이나 이사, 질병, 관계의 시작이나 끝 등 보다 작은 수준의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무수하게 많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영적인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삼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여기에 의례의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달빛 아래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여신 의례 이미지 
     

    의례는 가장 오래된 인간활동의 형태입니다. 예술, 의학, 교육을 생겨나게 한 멀티미디어 수행으로 심리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의례의 영적 기술이 인류를 생존하게 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이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디언 Hopi족에게 의례는 땅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며 지속가능한 문화를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의례의 전통적인 정의는 형식적이고 자발적이며, 반복적이고 상징적인 몸의 행동입니다. 우주적 구조와 신성함을 중심으로 수행되는 의례는 구성원들의 믿음과 가치 등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으며 의례를 통해 믿음이나 생각이 새롭게 창출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한편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면서 의례에 대한 인식과 태도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영적 운동 및 사회운동인 뉴에이지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신을 찾고 상징과 방식을 직접 고안한 의례를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있습니다.

     

    서구 여신운동에서의 여신의례

     

    1970년대 후반부터 부다페스트, 스타호크 등 주요 여신영성가들에 의해 여신의례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여신영성가들은 자아존중감과 주체적 행위성을 각성하는 의례와 그 안에 내재된 상징적 행동들이 갖는 심리 치료적 효과에 주목하였습니다. 레슬리는 ritualizing women을 기독교 페미니스트, 여신영성, 영적인 의식고양(consciousness-raising)으로 구분하였고, 톰 트라이버는 오랫동안 억압돼온 모계 사회의 의례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의례를 만들어 수행하는 일이 구성원들의 용기와 창의적 자원을 높여준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여성의례의 대변자인 캐서린 벨은 자연과 육체, 상관성과 과정, 전체론과 치유를 존중했던 고대 여신숭배의 유산을 되살려 여성에게 적절한 의례적 승인을 주지 않은 세대를 위하여 의례를 창안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페미니스트 의례는 가부장적인 종교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억압당한 출산-월경의 의미를 영적으로 되살리고 있으며 프렌즈로 잘 알려진 제니퍼 애니스톤은 여신써클에(goddess circle)에 참여하고 있을 때 자신의 내면이 가장 아름답게 생각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유투브에 올라온 도나라는 여성의 50세 생일의례 
     

    위 사진은 여신모임에서 도나라는 여성의 생일의례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동서남북의 여신을 불러 우주를 모아 축복해주고 도나를 가운데로 불러내어 온몸을 끈으로 묶는데 그 끈은 지금까지 그녀를 구속했던 의무들, 책임들을 의미합니다. 이제 50세가 되어 엄마, 아내 역할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것임을 의례로 표현하며 그녀의 자유와 열정을 축하해 줍니다. 사람들은 순서대로 도나의 몸에 묶인 끈을 자르며 50세 이후 자유로워지는 도나의 삶을 이야기해줍니다.

    "이제 너는 아침에 알람시계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이제 학부모 모임(PTA 미팅)으로부터 자유다"

    "이제 마음껏 따뜻한 목욕시간을 즐길 자유가 있다"

    "오래 못 만났던 친구들과 만나 여행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현대 여성 의례에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서로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어린 흰 들소 여인이 인디언들에게 알려주고 간 제의와 Sweat Lodge

     

    미국의 인디언 부족들에게는 어린 흰 들소 여인이 나타나 나흘 동안 부족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신성한 노래와 춤을 가르쳐 주고 담뱃대를 남겨 주고 언젠가 다시 올 것을 기약하고 떠나며 대지와 어린아이들을 잘 돌보라는 부탁을 했다는 신화가 전해집니다. 이후 어린 흰 들소 여인은 원주민들의 꿈에 나타나 미국 정부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 원주민들의 생존을 도왔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인간이 제의를 통해 살아남는다고 믿습니다. 1970년대까지 미국 원주민들이 담배를 피우며 올리는 제의는 불법으로 여겨졌고 그런 제의를 올리다 발각되면 처벌을 받았습니다. 어린 흰 들소 여인이 남기고 간 담뱃대를 지키고 있는 라코타 부족은 여인이 머물다 간 날짜인 4를 신성하게 생각하며 아직도 들소 여인이 가르친 대로 제의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인디언들은 매일 목욕을 하고 늘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백인들은 인디언들의 청결한 생활에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그들은 매일같이 얼굴을 씻고 몸을 단장하고 해맞이 하는 장소로 나갔고 여인들은 무리 지어 강물에서 목욕을 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혹여 조금이라도 부정한 기운이 돌거나 잡기운에 쐬이면 반드시 정화움막(Sweat Lodge)에 가서 뜨거운 한증막 목욕을 하며 정화하고 기도했습니다. 정화는 그들의 일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 흰 들소 여인 이미지(좌)인디언들의 정화움막인 Sweat Lodge
     

    자연세계의 관찰을 통하여 변화의 법칙을 규명한 화담 서경덕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인 화담 서경덕(1489~1546) 인간세계를 자연세계의 일부로 보고 이를 전제로 자연과 인간세계를 설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의 철학적 특징은 '선천'개념을 중심으로 자연세계의 관찰을 통하여 변화의 법칙을 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서경덕은 세계관의 구조를 선천과 후천 두 범주로 나누고, 선천을 후천의 본체론적 측면으로, 후천을 선천의 작용적인 측면으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일어나는 공간을 태허(太虛)라고 보고 공간의 본체로 설명합니다. 공간의 본체가 태허라면 태허 안에 가득 찬 사물의 본체는 기입니다. 기는 선천 세계에서는 일기(一氣)로 존재하고 후천 세계에서는 이기(二氣)로 분화되어 음양 상태로 존재합니다. 서경덕은 선천과 후천의 분리 기준을 운동의 유무에 두고 있습니다. 이때 분화되어 운동하는 상태에서 기의 조리가 바로 이입니다. 이는 기의 작용에 의하여 개합하고, 취산하는 모든 음양의 질서와 규칙성을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내재적 합리성을 뜻합니다. 서경덕에게 이는 기 자체의 자발적 세계의 운행에 그 바름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경덕은 기 밖에 따로 이를 설정하지 않은 것 뿐 서경덕에게 이기의 관계는 이기불상리(理氣不相離)의 측면이 훨씬 더 강조됩니다.

     

                                          ▲발제를 경청한 후 자신의 삶과 의례를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여신 스터디 회원들 
     

    발제가 끝난 후 의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우주의 근원인 고대 여신이 억압당함으로써 신성한 몸의 변화와 그에 따른 삶의 변화는 감춰야 하는 비밀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원시부족이 기존 사회와 동떨어진 곳에서 성인식을 치르며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성년이 된 이들에게 합당한 의례를 치르게 함으로써 우주의 원리에 따른 몸의 변화를 영적으로 체득하게 하는 것. 생일의례와 결혼의례를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성찰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영적인 의례로 승화시키는 것. 여신 스터디는 전통을 발굴하여 현대인에 맞게 재해석한 다양한 의례를 삶 속에서 직접 실천하며 체험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생각입니다. 


    * 어린 흰 들소 여인이 인디언들에게 알려주고 간 제의 - 여신 스터디 이인희 회원

    * 인디언들의 정화움막인 sweat lodge - 인디언까페 꽃피는 나무 아래서 검은호수님

    * 자연세계의 관찰을 통하여 변화의 법칙을 규명한 화담 서경덕

    - 김승태, "서경덕의 선.후천론에 대한 소고", 「철학논총」 제73집

     

    -여신스터디 회원 볼미

     

    *여신스터디 모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feminif@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

    *여신스터디 카페 글 보러가기: http://cafe.daum.net/ifgoddess/JpUw/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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